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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5일 독서모임 후기 '죽은 자의 집 청소'
조회 14
회원이미지박연환
2020-08-12 08:21:37
       
일시: 2020. 6. 15. (월) 늦은 일곱시
장소: 카페 보리
책: 김완 ‘죽은자의 집 청소’
정리: 신용일
 
 
흔히들 ‘죽으면 흙으로 돌아간다’라고 말하지만 현실에서 ‘죽어서 흙이 되는 과정’은 썩 아름답거나 철학적이기는 커녕 솔직히 보고싶지 않은 광경입니다. 작은 동물이나 미생물이 커다란 유기체를 잘게 분해하고 부패시켜 흙이 되는 과정은 공포스럽고 심지어 혐오스럽기까지 합니다.
이 책을 읽고 난 후에 그런 감정만 남을까봐 걱정이 되었지만 생명의 흔적이 지워지는 과정이 궁금했고, 사람들이 태어나는 모습은 많이들 비슷하지만 죽는 모습은 아주 다른 것 같아서 이 책을 선정했습니다.
 
책에 나오는 사례가 대부분 무거운 이야기여서 그랬는지 처음에는 주로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본문 내용을 쉽게 언급하지 못한 채 한참 동안 각자의 정리정돈 습관이나 청소 스타일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이 책에 나오는 고립된 사람들의 이야기가 먼 곳에 있지 않았습니다. 다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다는 얘기가 많았습니다. 어쩌면 이 책의 이야기는 특수한 사례가 아니라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암튼, 청소나 정리정돈에 관해 모임 선생님들의 습관도 서로 나누게되었습니다.
책의 사례처럼 사소한 물건도 버리지 못하고 쌓아두는 분이 계셨고
반면 매년 연락처를 모두 지우시면서 주변을 단순하게 정리하시는 선생님도 계셨고
냉장고에 물건을 칼같이 줄맞춰 세워야 마음이 편해지시는 선생님
한꺼번에 많은 물건을 쌓아놓고 쓰시는 선생님,
반대로 필요할 때마다 조금씩 사서 쓰시는 선생님 등 평소엔 알 수 없었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런게 독서모임의 소소한 즐거움인 것 같습니다.
 
본격적인 책 이야기로 들어가서 책의 사례와 비슷한 주변에서 보고 들은 이야기들을 한 분씩 조심스럽게 말씀해 주셨습니다. 여러 사례의 이야기를 보고 느낀점들을 이야기 나누었지만 후기에 함부로 남기기엔 조금 적절하지 않아 기록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독서모임 선생님들의 의견을 조금 정리하면 
저자는 고독하게 죽은 사람들의 모습을 너무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것 아닌가? 라든지
저자에게 그렇게 해석할 자격이 있는가? 
너무 불필요하게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반대로 너무 추상적으로 두루뭉술하게 표현하는 것은 아닌가?
죽음에 대한 묘사는 무엇을 위한 것인가? 라는 질문들을 하셨습니다.
 
이에 대해 다른 선생님들께서 답하시기를 
작가가 덧붙이는 생각들이 담담하게 서술되었고, 상황 해석이 과한 것 같지는 않다. 
감정을 과장하거나 슬프게 포장하거나 억지로 위로를 하려하려는 느낌은 없었다. 
또한 이런 일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사람이 많은데 이런 일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몇몇 표현에 대해 느낌이 다를 수 있지만 전반적으로 죽은 이들에 대한 존중이 느껴진다는 등의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이 책을 읽기만 해도 마음이 무겁고 힘들어지는데 이 일을 하는 저자는 마음이 아주 힘들겠다고 선생님께서 말씀하셨고, 다른 선생님께서는 아마 본인의 마음을 치료하고자 스스로를 위안하고자 글을 쓰시는 것이 아닐까 추측하셨습니다.
어느 선생님은 죽는 순간까지도 남에게 피해를 줄 까봐 걱정하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너무 아팠다고 하셨습니다. 고독하게 죽는 사람이 자신을 홀로 죽는 순간에도 방을 깨끗하게 정리하면서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려는 순간엔 도대체 어떤 마음이었을지 상상이 안된다고 하셨습니다. 
다른 선생님은 자신이 죽는 순간을 선택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도 말씀하셨습니다.
아마도 죽는 순간이 존엄할 수 있기를 바라셨던 것 같습니다. 
 
또 다른 선생님께서는 나중에 우리가 늙었을 때 주변에 아는 사람이 없고 모르는 사람이 찾아와서 도와준다고 하더라도 정서적으로 기댈만한 사람이 없는데 우리는 과연 행복할까? 라는 생각을 들려주셨고. 여기에 다른 선생님께서는 한 집에 살 필요는 없지만 같이 경조사를 함께 할 수 있는 공동체가 필요한 것 같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공동체가 필요하다. 그것이 게임 공동체라도!!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고독사 혹은 비명횡사에 대한 두려움은 젊은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다들 있으신 것 같았습니다.
죽는 게 두려운 것은 나이와 상관없이 매한가지인가 봅니다.
 
암튼 이 책의 이야기는 담백하고 담담하지만 죽은 자들을 대하는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고
의미부여를 하지 않고 기계적으로 일을 해야 무뎌지면서 쉽게 일을 할텐데 예민함을 유지하는 작가가 대단해 보인다고들 의견을 주셨습니다. 죽은 사람들의 모습에 거창한 사회구조에 관한 이야기를 억지로 결부시키지 않아서 좋았다는 등의 생각에 다들 동의하면서 책 모임을 마무리했습니다.
 
 회원이미지김중수  2020-08-16 11:35   답글    
특별한 책을 읽으셨네요.
아이들에게 읽히기에는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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